가리왕산 스키경기장 환경영향
•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 국제스키연맹(FIS)이 제시하는 경기장 조건은 ‘표고차(출발지점과 결승지점의 고도차) 800m 이상, 평균 경사도 17도 이상, 슬로프 연장 길이 3㎞ 이상’. 문제는 이 조건을 갖춘 가리왕산 스키경기장은 일반인이 도저히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의 슬로프임. 심지어 국내 스키장 대부분의 수익성도 예전만 못한 상태
• 스키장 건설을 위해 훼손되기 이전의 가리왕산은 주목, 분비나무, 사시나무, 만년석송, 만병초 등이 즐비한 희귀식물 존재
• 1996년 겨울유니버시아드로 훼손된 덕유산국립공원(무주리조트), 1999년 겨울아시안게임으로 마구 파헤쳐진 발왕산산림보호구역(용평리조트)이 대표적이다. 두곳 모두 구상나무와 분비나무, 주목 등 오랜 세월 지켜온 천연림이 무참히 훼손됐다. 당시에도 정부는 훼손된 자연을 복원하고 보호 대상 수목을 살리겠다고 공언했으나, 활착률(옮겨 심은 식물들이 제대로 사는 비율)은 극히 낮았다. 옮겨 심은 수목 대부분이 허망하게 죽어버렸다. 공사 단계부터 치밀한 이식 및 복원 계획이 준비되지 못한데다, 전담 조직 등이 작동하지 못한 탓이다. 여러모로 현재의 가리왕산 복원 작업과 닮은꼴이다.
•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발표한 ‘어젠다 2020’를 참고하여, 무주등 타지역 분산개최 가능했었음.
• 가리왕산은 고대 맥국(貊國)의 왕 이름을 땄다고 전한다. 조선 시대부터 봉산(封山·벌목을 금지한 산)으로 보호돼 500년 가까이 천연 원시림으로 남았다. 1300~ 1500m로 해발고가 다양해 주목·인가목·등칡 등 여러 식물종이 활발히 생육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귀 식물이 자생하는 지역이라 연구자들이 즐겨 찾는 산이기도 했다. 알파인 스키장 첫 삽을 뜨기 전인 2013년 6월까지 산림보호법상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산림의 식물 유전자 또는 산림생태계 보전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역)으로 지정해둔 이유다
• 알파인 스키는 자연에서 비롯됐다. 험준한 산맥을 스키로 오가던 일상이 스포츠로 변했다. ‘알파인(alpine·알프스의)’이라는 이름은 그 발상지를 드러낸다.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휩쓸어온 국가들 역시 오스트리아·스위스 등 알프스 지역에 있다. 한국에서는 알프스 산맥 같은 입지를 찾기 어렵다. 그래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정부는 산을 깎고 나무를 베어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가리왕산이다. 공사비를 2000억원 이상 들인 이 알파인 스키장은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끝나면 철거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 비용 문제 때문에 가리왕산 복원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 경기장을 없애고 가리왕산을 복원하는 데에는 악조건 하나가 더 추가된다. 한국은 이 정도 고도에서 식생을 복원해본 경험이 없다. 산지 복원은 지형 복원과 식생 복원으로 나뉜다. 비바람이나 산사태에 따라 무너진 곳을 되돌리는 작업이 지형 복원이다. 산사태를 맞은 지리산 일출봉, 덕유산 향적봉 등이 이렇게 복원됐다. 그러나 식생 복원은 훨씬 정교한 작업이다. 정확히 어떤 고도와 기후에서 어떤 종의 식물이 자라는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파악할 수 있더라도 실행이 문제다. 고산 지역 식물을 채취·이식하는 데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고, 성공 여부 역시 장담할 수 없다.
• ‘수술비’ 앞에 정부 주체들은 동상이몽이다. 지난 1월26일 강원도는 복원 비용을 477억원(국비 327억원, 도비 150억원)으로 책정한 ‘가리왕산 생태 복원 기본계획’을 산림청에 제출했다. 가리왕산 복원의 첫 관문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보류’ 결정을 내렸다. 산림 구역별 차별화, 해빙기 대비책 마련, 지역 특색 강화를 주문했다. 가장 평행선을 달리는 부분이 비용이었다. 산림청 담당자는 “전문가들은 복원에 시설비(2034억원)의 절반쯤 든다고 판단했다. (강원도청이) 그 부분도 보완하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1000억원 이상 복원 비용이 든다는 이야기다. 강원도는 국비가 지원되지 않는 이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 복원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 코스가 가파른 알파인 스키장은 상업 스키장으로 쓰기에 부적합하다. 수익 없이 관리비와 인건비만 나가는 시설이 될 여지가 있다. 더 큰 문제는 안전이다. 급경사로 깎인 데다 나무도 대거 잘렸기에 산사태 위험성이 크다. 환경단체들은 “2011년 17명이 죽은 우면산 산사태보다 지금 가리왕산 상황이 훨씬 위험하다”라고 주장했다. 어떤 결정이든 울며 겨자 먹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평창조직위가 발급한 ‘흑자 올림픽’ 계산서에는 가리왕산 항목이 누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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